6개월부터 아기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있다.
이유식은 1.재료부터 직접 손질해서 만들기 2.손질된 재료 사서 만들어주기 3. 완제품 사 먹이기. 이렇게 셋 중 하나로 선택하게 된다.
워낙 만드는 걸 좋아하니까 이유식 쯤이야…라고 생각하고 1. 재료부터 (좋은 걸로, 깨끗하게) 직접 손질해서 만들기를 시전하고 있는데, 어른 밥 보다 오래 걸린다… 생각보다 힘드네.
아기는 간을 하지 않으니 과정이라고는 재료손질& 죽만들기 뿐인데
재료손질: 재료 씻기 -> 다듬기 -> 찌기 -> 식히기 -> 갈기 -> 큐브 틀에 소분해서 얼리기 x 고기2종, 야채 6종
죽: 3일에 한 번 얼린 큐브 모아서 냄비(밥솥)에 끓이기or 매일 전자렌지 돌리기
뭐가 나은지 해봐야 직성이 풀려서 전자렌지, 중탕, 냄비 이유식, 밥솥 이유식 다 해봄. 전자렌지가 제일 편하고 그 다음은 밥솥 마지막이 냄비. 냄비는 죽 끓는 내내 저어줘야 하고 젓는 동안 죽이 용암처럼 튀어서 무섭다. 하지만 가장 맛있게 완성 됨. 요리와 정성은 비례하는건가.
냉동 큐브는 2주안에 소진하고 지나면 싹 어른 밥상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오늘 고기1 야채1 큐브 만들고 냄비로 3일치 죽 끓이고 설거지 했더니 2시간 반 지남. 씻고 쪄서 갈기만 하는데 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시간 아낀다고 야채 찌는동안 틈틈히 설거지도 해놓는데 시간이 순삭 됨.
친정엄마가 왔을 때나 주말에 남편이 아기 보는 동안만 이유식을 만들고 있는데, 혼자 육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먹이는 건지 존경스럽다. 밤에 아기 재우고 만든다는 것 같은데 내일의 체력을 끌어다 쓰는걸까. 요즘 소망은 손이 조금만 더 빨라졌으면 좋겠다.

손이 빨라질 수 없다면 이렇게 대충 살고 싶어. 아무거나 휘휘 두르고 적당히 먹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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