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유수 같이 빠르다. 바쁘게 지낸 시간을 복기 해보면, 혼자 일때는 빨리 감기처럼 지나간 반면에 출산 후에는 통편집이 된 느낌이다.
출산한 여성의 뇌는 실제로 회백질이 감소하는데, 회백질은 해마에 영향을 미치고 해마는 기억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억이 통편집 된 감각이 느껴질 법 하다. 사라진 시간이 아쉬워 기록을 해뒀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도저히 기록할 기운이 없었다. 잠에 쫓기는 수유부. 틈만 나면 쪽잠을 자서 큰 병 안나고 버텨냈다고 생각한다. 아기를 돌보기 위해 육아를 제외한다면 모든 걸 미루고 1순위에 잠, 그 다음엔 영양섭취를 했다. 동면에 들어가기 전 곰 같았다. 짐승에 가까운 원초적인 삶. 체력에 부쳤지만 단순하고 고요해서 좋았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새벽에 아기 젖을 먹이고 있던 고요한 시간을 생각하면, 여성만 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지 싶었다. 그래서 아직도 단유를 못 했다. 미련 뚝뚝.

본문과 상관 없이 얼마전 트위터에서 본 일본 간판.
너무 귀엽다. 크… 술병 손 끝의 엣지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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